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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러닝 팁

유산소역치(AeT)와 젖산역치(LT), 뭐가 다를까

2026. 07. 29. 17:49 · 트레일러너들 팁

훈련 계획을 세울 때 자주 등장하는 AeT와 LT, 알파벳만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지점을 가리킵니다.


AeT(유산소역치)는 코로만 숨을 쉬어도 될 만큼, 혹은 숨이 차지 않고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만큼 여유로운 강도의 상한선입니다. 이 지점까지는 유산소 대사가 에너지의 대부분을 공급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몇 시간이고 유지할 수 있는 페이스입니다. 훈련된 선수라면 이 지점에서 혈중 젖산 농도가 평소보다 살짝(약 1mMol/L) 상승해 2mMol/L 정도에 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흡학적으로는 '제1 환기역치(VT1)'라는 지점과 거의 겹칩니다.


LT(젖산역치)는 이보다 훨씬 높은 지점입니다. 페이스가 빨라질수록 몸에서 젖산이 만들어지는 속도가 젖산을 제거하는 속도를 앞지르기 시작하는 지점으로, 이 강도는 아무리 잘 훈련된 선수라도 길어야 한 시간 정도밖에 버틸 수 없습니다. 호흡이 눈에 띄게 가빠지고 깊어지는 '제2 환기역치(VT2)'와 대략 일치하며, 이 지점을 넘어서면 대화는커녕 몇 마디를 잇기도 힘들어집니다. LT는 지구력을 가장 잘 나타내는 지표로 꼽히는데, LT에서의 속도나 심박수를 끌어올리면 그만큼 지구력이 좋아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지표가 함께 상승하는 모습을 보면 훈련 효과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어떤 선수의 실제 사례에서는 시즌 초 AeT가 120bpm(약 6분12초/km 페이스)이었다가, 꾸준한 유산소 훈련 후 150bpm(약 5분9초/km 페이스)까지 올랐고, 같은 기간 LT도 160bpm에서 165bpm으로 상승했습니다. 같은 심박수로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달릴 수 있게 됐다는 뜻으로, 유산소 능력이 좋아졌다는 명확한 신호입니다.


두 지표를 구분해서 이해하면 훈련 목적도 명확해집니다. 평소 이지런은 AeT 아래에서, LT를 훈련하는 날은 확실히 그 지점 근처까지 강도를 끌어올려야 각각의 훈련 효과를 제대로 얻을 수 있습니다.


두 역치 사이의 간격이 얼마나 좁혀졌는지도 눈여겨볼 만한 지표입니다. AeT와 LT의 심박수 차이를 백분율로 계산했을 때(더 높은 심박수를 더 낮은 심박수로 나누는 방식) 이 차이가 10%보다 크다면, 아직 유산소 기초 체력이 충분히 다져지지 않았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반대로 이 차이가 10% 이내로 좁혀졌다면, 두 역치 사이의 중간 강도(Z3) 훈련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으로 봅니다. 즉 AeT와 LT는 따로 노는 숫자가 아니라, 둘 사이의 거리 자체가 지금 어떤 훈련이 필요한 시기인지를 알려주는 나침반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두 지표를 헷갈리는 러너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평소 이지런에서도 은근히 LT에 가까운 페이스로 달리는 것입니다. 대화가 살짝 힘들어질 정도의 페이스는 얼핏 괜찮은 훈련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AeT를 넘어선 지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정작 키워야 할 유산소 기초(넓은 존1~2 구간의 훈련량)는 충분히 쌓이지 않고, 몸에는 애매한 피로만 계속 누적되기 쉽습니다.


두 역치를 정확히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평소 자신의 이지런 페이스가 정말 '숨이 차지 않는' 수준인지 스스로 자주 확인하는 습관입니다. 심박수 워치가 없더라도, 옆 사람과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는 것만으로 AeT 근처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측정 방법도 참고할 만합니다. AeT는 15분 정도 충분히 워밍업한 뒤, 3분 단계로 속도를 점진적으로 올려가며 각 단계 끝에 소량의 혈액을 채취해 젖산 농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확인합니다. 젖산 농도가 2mMol/L 이상에 도달하거나, 직전 단계보다 1mMol/L 이상 튀어 오르는 첫 지점이 AeT입니다. LT는 이보다 훨씬 간단한 편으로, 30~60분 동안 최대한 지속 가능한 오르막 페이스로 달렸을 때의 평균 심박수를 그대로 LT로 봅니다. 실험실 장비가 없다면 이 오르막 테스트만으로도 충분히 실전에 쓸 수 있는 근사치를 얻을 수 있습니다.


결국 AeT와 LT는 서로 다른 훈련 목적을 위한 두 개의 서로 다른 기준선입니다. AeT는 '얼마나 오래, 편안하게' 버틸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유산소 기초의 지표이고, LT는 '얼마나 강하게, 오래' 밀어붙일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지구력의 정점입니다. 둘 중 하나만 훈련해서는 온전한 지구력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훈련 계획을 세울 때 오늘의 러닝이 어느 지표를 겨냥한 것인지 스스로 분명히 구분해두는 습관이 장기적으로 훨씬 효율적인 훈련을 만듭니다.


참고: Steve House·Kilian Jornet·Scott Johnston, <Training for the Uphill Athlete>

원문 : Steve House·Kilian Jornet·Scott Johnston, <Training for the Uphill Athlete>

기존 사이트 게시글 : https://trailrunners.kr/tip/?bmode=view&idx=172751942&t=bo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