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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러닝 팁

젖산은 피로 물질이 아니라 몸이 다시 꺼내 쓰는 연료다

2026. 08. 29. 13:20 · 트레일러너들 팁


대회 중 허벅지가 뻐근해지면 흔히 '젖산이 쌓여서 그렇다'고 말한다. 젖산을 근육에 쌓이는 노폐물, 최대한 빨리 씻어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다. 그런데 이 오래된 상식은 절반만 맞다.


고강도로 달릴 때 근육은 무산소 해당과정을 거쳐 피루브산을 빠르게 만들어내고, 이 중 일부가 젖산과 수소이온으로 바뀐다. 문제는 이 젖산이 그대로 버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혈액을 타고 심장, 간, 그리고 바로 옆에서 일하는 지근섬유로 옮겨져 다시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이런 흐름을 '젖산 셔틀(lactate shuttle)'이라 부르며, 1980년대 미국 UC버클리의 조지 브룩스 교수가 처음 제시한 이후 지금은 운동생리학의 정설로 자리 잡았다.


지근섬유는 미토콘드리아가 촘촘히 들어차 있어 젖산을 흡수해 산화적 인산화 과정으로 다시 ATP를 만들 수 있다. 심장은 특히 젖산을 즐겨 쓰는 기관이라 안정 시에도 필요한 에너지 일부를 젖산에서 얻고, 간에서는 젖산이 코리 회로를 거쳐 다시 포도당으로 재합성된다. 최근 연구에서는 탄수화물을 섭취한 뒤 혈중에서 포도당 못지않게 많이 도는 연료가 다름 아닌 젖산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다만 이 재활용에는 한계가 있다. 강도가 계속 올라가 무산소 해당과정으로 만들어지는 젖산과 수소이온의 양이 심장·간·지근섬유가 처리할 수 있는 속도를 넘어서면, 세포 안이 산성 쪽으로 기울면서 항상성이 무너지고 우리는 이를 피로와 페이스 저하로 느낀다. 그러니 정확히는 젖산 자체가 아니라 '쌓이는 속도'가 문제인 셈이다.


훈련으로 젖산 역치(LT)를 끌어올리려 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유산소 능력이 좋아질수록 미토콘드리아가 젖산을 더 빠르게 흡수해 처리할 수 있어, 같은 속도로 달려도 젖산이 덜 쌓이고 그만큼 더 오래 버틸 수 있다.


그러니 오르막 막바지에 다리가 뻐근해질 때 '독소가 쌓였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그 젖산 중 상당량은 이미 심장과 간, 옆 근육으로 옮겨져 다시 힘으로 바뀌고 있는 중이다.


참고: Steve House·Kilian Jornet·Scott Johnston, 《Training for the Uphill Athlete》 / UC Berkeley News, "Far from toxic, lactate rivals glucose as body's major fuel after a carbohydrate meal", https://news.berkeley.edu/2024/05/14/far-from-toxic-lactate-rivals-glucose-as-body-s-major-fuel-after-a-carbohydrate-meal/

원문 : Steve House·Kilian Jornet·Scott Johnston, 《Training for the Uphill Athlete》 / UC Berkeley News, "Far from toxic, lactate rivals glucose as body's major fuel after a carbohydrate meal", https://news.berkeley.edu/2024/05/14/far-from-toxic-lactate-rivals-glucose-as-body-s-major-fuel-after-a-carbohydrate-m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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