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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러닝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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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한 운동 직후 감기에 잘 걸리는 이유, 사실은 '재배치'다

2026. 09. 03. 08:14 · 트레일러너들 팁


큰 대회를 마치거나 강도 높은 훈련을 몰아친 다음 날, 유독 목이 칼칼하고 콧물이 나기 시작한 경험이 있다면 우연이 아니다. 운동생리학에서는 이 현상을 오래전부터 '오픈 윈도우(open window)' 이론으로 설명해 왔다.


격렬한 운동 중에는 혈액 속을 순찰하는 자연살해세포 같은 면역세포 수가 평소보다 최대 10배까지 치솟는다. 그런데 운동을 멈추면 이 수치가 오히려 평소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고, 짧게는 3시간에서 길게는 72시간 동안 이 상태가 이어진다. 이 시간대에 감염 위험이 커지는 '창(window)'이 열린다는 것이 이론의 핵심이다.


다만 최근 연구들은 이 해석을 조금 다르게 고쳐 쓰고 있다. 프론티어스 인 이뮤놀로지에 실린 리뷰 논문에 따르면, 혈중 면역세포 수가 줄어드는 것은 세포가 파괴되거나 기능을 잃어서가 아니라 호흡이 깊어지고 빨라지면서 폐처럼 감염에 취약한 조직으로 세포들이 옮겨가 재배치되기 때문이다. 면역계가 꺼지는 게 아니라 감시가 필요한 곳으로 자리를 옮기는 셈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안심할 일은 아니다. 훈련량과 감염 위험은 J자 곡선을 그린다. 적당히 꾸준한 훈련은 전혀 운동하지 않는 사람보다 감염 위험을 낮추지만, 과훈련에 가까울 정도로 훈련량을 밀어붙이면 위험이 급격히 치솟아 오히려 아예 운동을 안 하는 사람보다 높아질 수 있다. 수면 부족과 영양 결핍, 심리적 스트레스가 겹치면 이 곡선은 더 가파르게 꺾인다.


《Training for the Uphill Athlete》의 저자들은 이런 이유로 몸이 아픈 첫 징후가 나타나면 그 즉시 훈련을 멈추라고 권한다. 콧물 정도로 여기고 훈련을 강행하다 보면 2주면 끝날 감기가 증상이 나아졌다 심해지기를 반복하며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경우를 실제로 자주 본다는 것이다.


회복 후 복귀 방식도 중요하다. 증상이 가라앉았다고 바로 아프기 전 강도로 돌아가면 체감 강도만 높아지고 유산소 훈련의 질은 떨어진다. 며칠은 평소 운동 시간의 50%로 줄여 저강도로 시작하고, 컨디션을 봐 가며 75%로 서서히 끌어올리는 편이 전체 복귀 기간을 오히려 단축한다.


오픈 윈도우는 없앨 수 없는 몸의 정상적인 반응이다. 다만 그 창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넓게 열리는지는 평소의 훈련 부하와 수면, 영양 관리로 상당 부분 조절할 수 있다.


참고: Steve House·Kilian Jornet·Scott Johnston, 《Training for the Uphill Athlete》


참고: Simpson RJ 외, "Debunking the Myth of Exercise-Induced Immune Suppression", Frontiers in Immunology(PMC),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5911985/

원문 : Steve House·Kilian Jornet·Scott Johnston, 《Training for the Uphill Athlete》

기존 사이트 게시글 : https://trailrunners.kr/tip/?bmode=view&idx=173669613&t=bo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