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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러닝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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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섬유 구성 비율, 타고나지만 훈련으로도 바뀔 수 있는 이유

2026. 08. 05. 08:17 · 트레일러너들 팁


마라톤이나 트레일러닝을 하는 러너들 사이에서 나는 타고난 지구력형이 아니라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실제로 근섬유 구성비는 상당 부분 유전에 좌우되지만, 이 비율이 평생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의 골격근은 크게 지근섬유(Type I, ST)와 속근섬유(Type II, FT)로 나뉩니다. 지근섬유는 미토콘드리아 밀도가 높아 유산소 대사에 유리하고 피로에 강한 반면, 속근섬유는 무산소 대사(해당분해)에 크게 의존해 순간적으로 더 큰 힘을 내는 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Training for the Uphill Athlete》에는 여러 러닝 인구 집단의 다리 근육에서 지근·속근 비율을 비교한 그림이 실려 있는데, 유전적 요인이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매년 어떤 방식으로 훈련하느냐에 따라 이 조합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합니다.


실제 연구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아마추어 러너를 대상으로 16주간 마라톤 훈련을 진행한 연구에서는 넓다리네갈래근(외측광근)의 Type I 섬유 비율이 42.6%에서 48.6%로 늘고, Type IIa 섬유 비율은 40.1%에서 35.8%로 줄어든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이는 유산소·무산소 성격을 동시에 지닌 하이브리드 섬유(Type I/IIa)들이 지속적인 저강도·중강도 지구력 자극을 받으며 점점 더 지근에 가까운 특성 쪽으로 옮겨갔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이런 전환이 일어나는 배경에는 세포 수준의 변화가 있습니다. 지구력 자극이 반복되면 근육 세포 안에서 미토콘드리아 생합성을 조절하는 PGC-1α 같은 유전자의 발현 방식 자체가 후성유전학적으로 바뀌면서, 근섬유가 더 산화적인(지근에 가까운) 성질을 갖도록 재프로그래밍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즉 훈련은 단순히 근육을 강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 근섬유의 대사적 정체성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 방향의 변화도 보고됩니다. 단거리·고강도 인터벌이나 근력·파워 위주의 훈련을 지속하면, 지근에 가까웠던 하이브리드 섬유가 다시 속근 쪽 특성을 더 강하게 띠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결국 훈련 자극의 종류가 근섬유들이 놓인 스펙트럼 위의 위치를 미세하게 밀고 당기는 셈이며, 코치들 사이에서는 근섬유는 타고나지만 어떤 선수가 되는지는 훈련이 정한다는 말이 통용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런 변화는 극적이지 않다는 점은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전환은 대부분 순수 Type I과 순수 Type IIx 사이의 급격한 변화가 아니라, 그 중간 지대인 하이브리드 섬유 범위 안에서 일어나는 완만한 이동입니다. 타고난 속근 비율이 매우 높은 사람이 몇 달 훈련한다고 해서 순수 지구력형 선수로 바뀌는 것은 아니며,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려면 최소 몇 달에서 수년 단위의 꾸준한 훈련 이력이 쌓여야 합니다.


그럼에도 이 사실은 트레일러너에게 실질적인 위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근섬유 구성이 유전으로 정해진 출발점이라 해도, 저강도 유산소 훈련을 오랫동안 충실히 쌓아가는 과정 자체가 몸을 실제로 지구력에 유리한 방향으로 재구성해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타고난 신체 조건을 탓하기보다, 꾸준히 쌓은 훈련 이력이 결국 근육 안에서도 흔적을 남긴다는 점을 기억할 만합니다.


참고: Steve House·Kilian Jornet·Scott Johnston, 《Training for the Uphill Athlete》 / "Muscle Fiber Type Transitions with Exercise Training: Shifting Perspectives", PMC,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8473039/

원문 : Steve House·Kilian Jornet·Scott Johnston, 《Training for the Uphill Athlete》 / "Muscle Fiber Type Transitions with Exercise Training: Shifting Perspectives", PMC,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847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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