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전 워밍업이 최소 10분은 걸려야 하는 이유
2026. 09. 18. 08:20 · 트레일러너들 팁

트레일 대회나 훈련을 시작하기 전, 가벼운 스트레칭 몇 번과 짧은 조깅으로 워밍업을 끝내는 러너가 많다. 하지만 몸이 실제로 운동할 준비를 마치기까지는 생각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하다.
안정 상태에서는 자율신경계 중 휴식과 소화를 담당하는 부교감신경이 우세하다. 워밍업의 첫 단계는 이 상태를 활동에 대비하는 교감신경 우세로 바꾸는 과정이다. 《Training for the Uphill Athlete》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피부와 근육의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혈압이 조절되면서 근육에 더 많은 혈액과 산소가 공급되는데, 이 과정에만 최소 10분이 걸린다고 설명한다. 땀이 나기 시작하는 시점이 바로 모세혈관이 충분히 확장되고 체온이 오른 신호다.
TrainingPeaks에 실린 코치 기사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안정 시에는 몸의 중심 체온이 낮고 혈관이 좁게 수축되어 있는데, 제대로 된 워밍업이 이 혈관을 넓혀 근육으로 가는 혈류와 산소 공급을 늘리고 신경계를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2015년 발표된 리뷰 연구는 적절한 워밍업이 ATP 전환율, 근육 교차다리 순환 속도, 산소 섭취 반응 속도를 함께 높여 운동 수행능력에 직접 영향을 준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 워밍업은 두 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가벼운 유산소 운동으로 체온과 혈류를 끌어올리는 구간으로 최소 10분, 보통 10~20분이 필요하다. 2단계는 다리 흔들기, 런지, 발가락으로 튕기기 같은 동적 스트레칭으로 힘줄의 신전반사를 깨우는 구간이며 5~10분이 더해진다. 몸에 제대로 신호가 전달되려면 최소 15분, 강도 높은 인터벌이나 레이스 전이라면 20분 가까이 걸린다는 뜻이다.
다만 워밍업의 시간과 강도는 뒤따르는 운동의 성격에 맞춰 조절해야 한다. TrainingPeaks는 거리가 짧고 강도가 높은 경기일수록 워밍업을 더 길고 강하게, 반대로 장거리·저강도 이벤트일수록 짧고 가볍게 가져가라고 권한다. 5km 레이스 워밍업이 장거리 울트라 레이스보다 오히려 더 길어야 하는 이유다. 워밍업으로 얻은 근육 온도 상승 효과는 종료 후 약 15분이 지나면 사라지기 시작하므로, 워밍업과 출발선 사이의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워밍업을 길게 한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다. 2단계의 고강도 동작을 과도하게 반복하면 오히려 피로만 쌓여 본운동을 방해한다. 짧고 강하게, 그러나 지치지 않는 선에서 끝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권고다.
국내 트레일 대회 중에는 출발 시간이 이른 새벽인 경우가 적지 않다. 추운 날씨 속에서 충분히 몸을 데우지 못한 채 출발선에 서면, 초반 오르막 구간에서 코스 난이도와 무관하게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경험을 하기 쉽다.
대회 전 워밍업을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본운동을 위한 최소 15분의 생리학적 준비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낫다. 짧고 강한 오르막 구간이 많은 트레일 레이스일수록, 출발 전 10분의 가벼운 조깅과 5분의 동적 스트레칭을 아까워하지 않는 편이 좋다.
참고: Steve House·Kilian Jornet·Scott Johnston, 《Training for the Uphill Athlete》; TrainingPeaks, https://www.trainingpeaks.com/coach-blog/why-effective-warm-ups-are-important-before-training-and-racing/
원문 : Steve House·Kilian Jornet·Scott Johnston, 《Training for the Uphill Athlete》; TrainingPeaks, https://www.trainingpeaks.com/coach-blog/why-effective-warm-ups-are-important-before-training-and-racing/
기존 사이트 게시글 : https://trailrunners.kr/tip/?bmode=view&idx=174376565&t=boar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