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러닝 인구가 3년 새 25% 급증한 이유
2026. 10. 06. 14:40 · 트레일러너들 팁

올해 들어 트레일러닝 대회 신청 페이지가 열리자마자 몇 분 만에 마감됐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체감뿐 아니라 실제 숫자로도 확인되는 변화다.
업계 집계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 국내 트레일러닝 인구는 약 25% 급증했고, 관련 시장은 매년 6%대로 꾸준히 성장하는 아웃도어 업계 평균보다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10km부터 100km까지, 전국에서 열리는 대회만 연 50개를 넘어섰다. 사례도 뚜렷하다. 4월 강원 횡성에서 열린 한 대회는 신청 시작 10분 만에 마감됐고, 5월 강릉·평창 일대에서 열린 TNF 100 코리아는 2,200명 규모로 열리면서 초보자도 도전할 수 있는 22km 코스를 새로 만들었다. 9월 강원 태백에서 열리는 트레일 대회는 지난해 3,000명이던 참가자가 올해 4,200명으로, 1년 만에 40% 늘었다.
업계가 꼽는 첫 번째 이유는 도로 달리기와의 차별화다. 아스팔트 위에서 기록을 다투는 로드 러닝과 달리, 산길을 달리는 경험 자체가 자연 속에서 오감을 쓰는 '힐링 콘텐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록 단축보다 완주까지의 서사와 경험을 공유하려는 문화도 한몫한다. 이런 흐름은 2030 세대에서 특히 뚜렷해서, 한 트레일러닝 전문 브랜드는 의류 매출에서 2030 비중이 48%에 달하고, 출시 한 달 만에 해당 라인이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런 흐름이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 아웃도어산업협회(Outdoor Industry Association)가 낸 2026 러닝 리포트에 따르면, 2025년 미국의 트레일러닝 참가자는 1,720만 명으로 2019년 대비 57% 늘었고 전년 대비로도 6.6% 증가했다. 이 보고서는 트레일러닝을 연령대와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참여가 고르게 늘고 있는, 아웃도어 활동 중에서도 가장 포용적인 분야로 꼽았다. 도로 위 기록 경쟁에서 벗어나려는 흐름이 특정 나라만의 유행이 아니라는 뜻이다.
브랜드들의 접근 방식이 달라진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예전에는 제품 기능을 설명하는 데 그쳤다면, 요즘은 브랜드가 직접 대회를 열고 현장 러닝 세션을 운영하며 참가자와 함께 뛰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완주 제한 시간에 가까스로 들어온 마지막 주자를 위해 참가자 전원이 헤드랜턴 불빛을 비춰주며 응원하던 장면을 꼽으며, 달리기 이후의 시간까지 브랜드 경험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소유보다 경험과 공유를 중시하는 소비 패턴과 맞물려, 러닝 크루나 브랜드 캠프 같은 참여형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브랜드 충성도로 이어지는 셈이다.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향의 실험도 눈에 띈다. 한 아웃도어 브랜드는 깊은 산이 아니라 서울 남산에서 도로와 산길을 섞어 달리는 '하이브리드 런' 세션을 열었는데, 이런 시도는 등산화나 장거리 이동 없이도 트레일러닝을 맛볼 수 있게 해 입문 장벽 자체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다만 대회가 늘어난 속도만큼 안전·운영 인프라가 함께 따라가고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1년 만에 참가자가 40% 늘어난 대회가 있을 정도로 규모가 빠르게 커진 만큼, 처음 신청하는 사람일수록 대회 이름값이나 유행보다 자신이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 코스인지부터 따져보는 습관이 중요하다. 구체적으로는 총 상승고도가 자신이 평소 훈련하는 거리의 몇 배인지, 구간별 컷오프 시간이 자신의 평소 페이스로 여유 있게 통과 가능한지, 그리고 비슷한 거리·고도의 대회를 완주해 본 경험이 있는지 세 가지만 미리 확인해도 당일 무리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산길을 달리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소식은 반갑다. 다만 그만큼 처음 트레일에 입문하는 러너도 많아졌다는 뜻이어서, 대회를 고를 때는 규모나 유행보다 자신의 체력과 경험에 맞는 코스인지부터 따져보는 편이 이 열풍을 오래, 다치지 않고 즐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참고: 비즈니스워치, https://news.bizwatch.co.kr/article/consumer/2026/04/22/0037; 다음뉴스, https://v.daum.net/v/20260423070147411; Outdoor Industry Association, 2026 Running Report, https://oia.outdoorindustry.org/l/51282/2026-04-21/f4v3sc
원문 : 비즈니스워치, https://news.bizwatch.co.kr/article/consumer/2026/04/22/0037; 다음뉴스, https://v.daum.net/v/20260423070147411; Outdoor Industry Association, 2026 Running Report, https://oia.outdoorindustry.org/l/51282/2026-04-21/f4v3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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