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026.11.04(수)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마지막 주자가
가장 큰 박수를 받는 곳
등록 대회 427개 · 국내 100 · 해외 327

트레일러닝 팁

거리는 줄었는데 더 힘든 주, 누적 상승고도 때문이다

2026. 10. 15. 08:08 · 트레일러너들 팁


러닝 앱에서 주간 기록을 볼 때 우리는 보통 거리부터 확인한다. 지난주 64km, 이번 주 80km라면 이번 주에 훈련을 더 많이 했다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너에게는 이 비교가 거꾸로일 수 있다. 《Training for the Uphill Athlete》는 누적 상승 약 1,800m가 포함된 80km(50마일) 주간보다, 누적 상승 약 3,000m가 포함된 64km(40마일) 주간이 몸에 주는 부하가 더 크다고 설명한다. 거리는 짧아도 오르내린 높이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산에서는 1km가 모두 같은 1km가 아니다. 평지 1km와 가파른 오르막 1km는 걸리는 시간도, 동원되는 근육의 양도 다르다. 책에 따르면 수직 이동이 들어간 훈련은 같은 낮은 강도로 하더라도 완만한 지형에서보다 더 많은 근육을 쓰게 만든다. 오르막에서는 몸을 위로 밀어 올리느라 엉덩이와 허벅지가 쉬지 않고 일하고, 내리막에서는 근육이 늘어나면서 브레이크를 거는 동작이 반복돼 다리에 피로와 손상이 쌓인다. 주간 거리라는 숫자 하나에는 이 차이가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로드 러너들은 수십 년 동안 주간 거리를 기본 지표로 써 왔지만, 산악 선수들은 훈련 시간을 기본 단위로 기록해 왔다. 같은 10km라도 산길에서는 한 시간이 걸릴 수도, 두 시간이 걸릴 수도 있으니 시간이 실제로 몸이 일한 양을 더 정직하게 보여 준다. 책은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하라고 권한다. 시간과 거리를 적듯 누적 상승고도도 함께 기록하라는 것이다. 시간과 상승고도를 나란히 놓고 보면 그 주에 다리가 얼마나 일했는지가 훨씬 선명해진다.


킬리안 호르네트의 기록 방식이 좋은 예다. 그는 달리기 훈련을 시간, 수직 거리, 거리 세 가지로 적고, 스키 등반은 시간과 수직 거리만 센다. 여기에 지형이 얼마나 까다로웠는지를 1단계(잘 다듬어진 쉬운 트레일)부터 4단계(손을 써야 하는 등반)까지 간단한 숫자로 덧붙인다. 같은 시간, 같은 상승이라도 바위투성이 길은 다리와 집중력을 훨씬 많이 쓰기 때문이다.


거리와 상승을 숫자 하나로 합쳐 보는 방법도 있다. 국제트레일러닝협회(ITRA)가 대회 난이도를 분류할 때 쓰는 '킬로미터 이펙트(km-effort)'로, 거리 1km를 1점, 오르막 100m를 1점으로 쳐서 더한다. 예를 들어 45km에 상승 1,500m인 코스는 60점이 된다. 그런데 앞의 두 주간을 이 방식으로 계산하면 80km 주간은 98점, 64km 주간은 94점으로 오히려 비슷하게 나온다. 이 공식은 오르막만 더할 뿐 내리막에서 쌓이는 근육 손상이나 경사, 노면, 계단 높이 같은 요소는 담지 못하기 때문이다. 책에서도 이런 차이를 모두 반영하는 공식은 없으며, 어느 쪽이 더 힘든지는 결국 다리가 알려 준다고 말한다.


실제로 적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훈련 일지에 시간, 거리, 누적 상승 세 칸을 만들고 매번 채운다. 훈련량을 늘릴 때도 상승고도를 거리처럼 관리한다. 책은 연속된 두 주 사이에 상승고도를 10% 넘게 늘리지 말고, 3주 훈련과 1주 회복으로 이뤄진 4주 단위로는 20%를 넘기지 말라고 권한다. 회복 주에는 거리를 줄이는 것과 비슷하게 상승고도도 40~60% 정도 줄인다. 거리와 상승을 한꺼번에 늘려야 한다면 두 증가분을 합쳐 15% 아래로 묶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거리를 10% 늘린 주에는 상승을 5%만 늘리는 식이다.


물론 상승고도 숫자도 완벽하지는 않다. 시계나 앱마다 계산 방식이 달라 같은 코스도 수치가 다르게 나올 수 있고, 같은 1,000m라도 완만하게 길게 오르는 길과 짧고 가파른 길은 느낌이 전혀 다르다. 그래서 숫자와 함께 그날 훈련이 어땠는지 몸의 느낌을 한 줄 적어 두면, 몇 주 뒤 기록을 돌아볼 때 피로가 쌓이는 흐름을 훨씬 쉽게 읽을 수 있다.


이번 주 거리가 지난주보다 줄었는데 유난히 다리가 무겁다면, 훈련이 부족했던 게 아니라 산을 더 많이 오르내렸던 것일 수 있다. 거리 옆에 누적 상승고도를 적는 작은 습관이 과훈련을 막고 회복 시점을 정확히 잡는 첫걸음이다.


참고: Steve House·Kilian Jornet·Scott Johnston, 《Training for the Uphill Athlete》 / 국제트레일러닝협회(ITRA), https://itra.run/About/DiscoverTrailRunning / ITRA Runners FAQ, https://itra.run/FAQ/Runner

원문 : Steve House·Kilian Jornet·Scott Johnston, 《Training for the Uphill Athlete》 / 국제트레일러닝협회(ITRA), https://itra.run/About/DiscoverTrailRunning / ITRA Runners FAQ, https://itra.run/FAQ/Runner

기존 사이트 게시글 : https://trailrunners.kr/tip/?bmode=view&idx=175101499&t=board